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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 구름, 어흥 구름?

아이들과 산택을 하다 보면 정말 뜬금없이 ‘저기 꼬꼬 있어, 저기 어흥 있어.’ 말할 때가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아이들이 과연 무엇을 보고 이렇게 말하는지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아이에게 물어보면 바로 가르키는 곳은 하늘입니다. 구름은 모였다 흩어졌다를 반복하면서 다양한 모양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구름을 보면서 비슷한 이런 저런 모양을 상상하고 엄마에게 이야기를 해 줍니다.
과연 이 구름들이 어디서 오는지 아이와 이야기가 시작 되었습니다. 5살 아이는 한참 궁금해하더니 잘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보여줄 이야기 책이 있을지 찾아 보게 됐습니다. 그러다가 찾게 된 책이 <구름 공항>입니다.
<구름 공항>의 표지에는 안개인지 구름인지 알 수 없는 하얀 것들이 많습니다. 표지 가운데에는 큰 건물이 있는데 그 건물에는 입구가 아주 넓은 굴뚝이 여러 개가 있습니다. 구름에 둘러쌓인 이 건물의 모습은 미스터한 느낌을 줍니다.

상상의 구름 공항

이 책의 작가는 데이비드 위즈너입니다. 데이비드 위즈너는 글자가 없는 이미지 책인 <이상한 화요일>로 1992년 칼데콧 상을 받았습니다. 이후에도 여러번 칼데콧상과 칼데콧 아너 상을 받았습니다. <구름 공항> 역시 2000년 칼데콧 상을 받았습니다.
<구름 공항을>을 처음 보고 무척 당황했습니다. 글이 없는 그림책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책은 읽어 주는 사람이 이야기를 다 만들어가야하는 부담감이 있엇습니다. 그런데 <구름 공항>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며 함께 읽으면서 그 부담감은 사라졌습니다. 그림의 구성이 영화 같이 촘촘하게 이루어져 있어 그림이 마치 나레이션을 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면지 후에 바로 시작합니다. 한 소년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전망대로 소풍을 가 장난꾸러기 구름을 만나게 됩니다. 이 구름은 소년의 모자를 뺏으며 장난을 칩니다. 처음에 시큰둥하던 소년은 거듭되는 구름의 장난에 호기심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다가 문득 구름은 아이를 어떤 곳으로 초대합니다. 의문의 장소가 등장한 이후에 책 제목이 나옵니다. 책의 제목으로 현실 세계와 상상의 세계를 구분하는 느낌입니다.
의문의 장소에 도착한 소년은 구름들 사이에 숨어서 도착 플랫폼을 지나가게 됩니다. 그리고 입국심사대 앞에서 다른 구름 친구들에게 종이를 건네 받습니다. 그 종이는 바로 구름의 모양을 정해주는 여권과 같은 종이였습니다. 그런데 여권을 건네 준 친구들의 표정이 상당히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소년은 다른 모양의 여권을 만들어주고 구름들이 변하게 됩니다.
결국 구름 공항의 직원들이 이 소년을 발견하고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으로 다시 되돌려보냅니다. 소년은 집에 돌아가던 버스에서 깜짝놀라게 됩니다. 바로 자신이 그린 구름들이 하늘에 둥둥 떠나녔습니다. 물고기 구름을 본 고양이는 구름을 잡으려 하고 물고기들은 자신도 구름인 것 마냥 물 밖에 나와 구경을 합니다.
소년이 공항에서 쫓겨나면서 슬픈 결말로 끝날 것 같지만 이 이야기는 소년이 구름과 함께 잠을 청하며 해피엔딩으로 끝납니다.

우리 집은 구름 공항, 엄마는 공항 직원?

아이는 이 책을 읽은 후 창문으로 달려 갔습니다. 오늘 구름은 어떤 모양인지 상상을 해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저 구름들을 만들어내는 구름 공항에 가길 원했습니다. 책이 현실과 가상의 세계가 이어져 그려져있기 때문에 아이가 더 현실 세계에 있는 일처럼 느끼며 책을 봤나 봅니다. 아이는 지금 당장 가지 못한다면 상상으로 집을 구름 공항으로 만들고 구름을 설계하길 원했습니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구름을 설계 해 봤습니다.
아이는 신나서 관심을 갖고 있는 공주, 과일, 동물 등을 구름으로 다 만들어 냈습니다. 하지만 저는 구름을 그리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아마 이 책을 보지 않았다면 또 획일적인 구름을 그렸을 겁니다. 그런데 이제는 구름 공항의 직원처럼 획일적인 구름을 만들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아이의 말과 그림에 조금 더 진심으로 공감해 줄 수 있는 구름 씨앗을 하나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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