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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누르면 안 돼!>
저자 빌 코터
출판 북뱅크
절대로 누르지 말라고??
저는 주말에 아이와 종종 서점에 갑니다. 요즘은 서점이 보통 대형 쇼핑몰 안에 자리 잡고 있어서 기분전환도 할 겸 겸사겸사 서점에 갑니다. 아이도 서점에 가면 아주 좋아합니다. 서점에 장난감이 있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이의 관심이 온통 서점에 있는 장난감에만 가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는 제가 어린이 책이 있는 곳을 기웃거리며 자기가 마음에 드는 그림책을 고릅니다. 서점에는 그림책들의 표지 가 잘 보이게 전시가 되어 있기 때문에 글자를 모르는 아이가 책을 고르기 매우 좋은 환경입니다. 아이가 고른 책이 샘플 책이 있다면 아이와 읽어보고 구입을 결정합니다. 이번에 만난 책도 아이가 직접 고르고 구입한 책입니다.
책 표지에는 보라색 생명체가 있습니다. 머리엔 뿔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생명체는 빨간 동그라미 버튼을 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책 제목이 아주 크게 쓰여 있습니다. <절대로 누르면 안 돼!>라고 말입니다. 사람의 심리는 참 이상합니다. 별 생각이 없다가도 절대로 하지 말라고 하면 꼭 하고 싶어 집니다. 그림만 볼 때는 버튼에 대한 생각이 없는데 제목을 읽는 순간 '눌러볼까' 싶어집니다. 아이도 역시 그랬습니다. 그림만 찬찬히 볼 때는 그냥 빨간 동그라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제목을 읽으니 손이 스르르 빨간 버튼 위로 올라갔습니다. 과연 빨간 버튼을 누르면 무슨 일이 일어나기에 절! 대!로! 누르지 말라고 하는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빨간 버튼의 정체는?
책 제목이 있는 페이지를 지나면 경고문이 나옵니다. 단추를 누르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약속을 하고 페이지를 넘기라는 경고문입니다. 이 경고문을 보니 더 빨간 버튼을 누르고 싶어 졌습니다. 표지의 빨간 버튼을 보고 스르르 손을 올리던 딸아이는 경고문을 보더니 절대로 누르면 안 된다고 제 손을 잡았습니다.
표지에 있던 보라색 생명체는 무엇인지 궁금해지는 시점에 다시 한번 이 생명체가 등장합니다. 이 생명체의 이름은 래리입니다. 그림책을 주도해 가는 주인공입니다. 자신을 소개하고도 책 가까이 다가와 절대로 누르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그러면서도 버튼을 누르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그리고 또 말리고를 반복합니다. 제 친구였다면 친구가 아주 싫어하게 됐을 겁니다. 하지만 아이는 이 줄다리기를 즐깁니다. 줄다리기 끝에 랠리는 한 번만 살짝 눌러보라고 합니다. 저희 아이는 조심성이 많은 편인데 래리가 눌러보라고 해도 누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를 말리던 아이는 사라지고 저에게 버튼 누르는 일을 넘겼습니다. 제가 버튼을 누른 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이 책의 진정한 재미는 모두 이 부분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제가 언급하는 것보다 책을 통해 확인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버튼을 누른 후에 아주아주 재미있는 일이 많이 일어나니 책을 꼭 확인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약속을 어기는 느낌은?
<절대로 누르면 안 돼!>는 금기를 먼저 제시합니다. 버튼을 절대로 누르지 말라고 경고까지 하면서 약속을 받습니다. 하지만 이 약속을 깰 수 있는 불씨를 다시 제공합니다. 아이는 래리와 약속을 깨기를 주저하지만 호기심에 약속을 잊고 버튼을 누르게 됩니다. 현실에서 엄마와의 약속을 어겼다면 아이는 많이 혼나고 또 혼났을 겁니다. 하지만 책에서 래리와 있었던 일을 통해 아이는 금기를 깼다는 묘한 희열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현실 세계에서 느낄 수 없는 감정을 책을 통해 간접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금기를 깬 후에 일어난 일을 보면서 단추를 누르면 안 된다는 약속을 다시 한번 상기할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러면서 아이는 약속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을 겁니다.
아이가 <절대로 누르면 안 돼!>를 좋아한다면 작가 빌 코터의 다른 작품도 함께 살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빌 코터의 '절대로' 시리즈는 잠자기 전에도, 핼러윈에도, 크리스마스에도 등과 같이 특정 상황에서 버튼을 누르면 안된다는 콘셉트를 가진 책도 있습니다. 책의 시작은 거의 비슷하나 각 상황에 따라 나타나는 장면이 달라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